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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영양의 과학

토마토, 어떻게 먹을까 ‘생’보다 ‘조리’가 좋은 이유

by Allen Kim 2025. 10. 12.

토마토, 어떻게 먹을까 ‘생’ 보다 ‘조리’ 가 좋은 이유
토마토, 어떻게 먹을까 ‘생’ 보다 ‘조리’ 가 좋은 이유

토마토는 단순한 채소가 아닙니다.
붉은 빛 하나에 영양학, 화학, 의학이 모두 숨어 있습니다. 수많은 연구들이 보여주듯, 토마토는 단순히 비타민과 수분을 공급하는 과일을 넘어 심혈관 질환, 염증, 노화, 심지어 암 예방과도 관련된 기능성 식품입니다.

그 핵심에 있는 성분이 바로 리코펜(lycopene)입니다.

토마토의 붉은색, 리코펜의 과학

토마토의 강렬한 붉은색은 리코펜이라는 천연 색소에서 옵니다. 리코펜은 카로티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물질로,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중화하고 염증 반응을 억제합니다.
특히 심혈관 질환과 전립선암, 피부 노화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많습니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2002) 연구에서는 리코펜 섭취량이 많은 남성일수록 전립선암 발생률이 30% 이상 낮았다고 보고했습니다. 또한 유럽영양학회(2018) 분석에 따르면 리코펜은 비타민 C보다도 지질 산화 억제력이 강력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토마토를 생으로 먹을 때보다 익혀 먹을 리코펜의 흡수율이 훨씬 높다는 점입니다.

생토마토 vs 익힌 토마토 리코펜 흡수율의 5배 차이

리코펜은 단순히 양이 아니라 체내 흡수율이 중요합니다. 생토마토의 세포벽 속 리코펜은 단단히 보호되어 있어, 소화 과정에서 대부분 흡수되지 못하고 배출됩니다.
반면 조리 과정에서 열이 가해지면 세포벽이 부드럽게 깨지며 리코펜이 보다 자유로운 형태 (트랜스→시스 구조)로 변합니다. 이 시스형 리코펜은 흡수율이 약 4~5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익힌 토마토소스의 리코펜 함량이 생토마토보다 40% 이상 높게 흡수된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즉, 같은 양을 먹더라도 조리한 토마토가 실제 건강 효과는 훨씬 크다는 뜻입니다.

기름과 함께 먹어야 하는 이유  지용성 흡수 메커니즘

또한 리코펜은 지용성(脂溶性) 항산화 물질입니다. 즉, 물보다 기름과 만나야 흡수율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지용성 성분은 지방과 결합해 소장에서 미셀(micelle)이라는 형태로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토마토를 단순히 생으로 먹는 것보다, 올리브오일이나 아보카도, 견과류와 함께 먹으면 리코펜의 흡수율이 최대 10배까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지중해식 식단이 건강에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토마토소스를 올리브오일에 조리해 먹는 습관 자체가 항산화 물질을 가장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통조림, 주스, 케첩은 얼마나 건강할까?

토마토 통조림이나 주스, 케첩도 모두 열을 가한 식품입니다. 그렇다면 리코펜 흡수율이 더 높을까요? 부분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통조림 토마토는 가열 과정에서 리코펜이 활성화되지만, 보존을 위해 첨가되는 염분과 당분이 문제입니다.
특히 케첩은 100g당 평균 20g 이상의 당을 포함하므로 리코펜보다 혈당 상승과 열량 과다의 위험이 더 큽니다. 반면 무가당 토마토 주스는 좋은 대체 식품입니다.

아침 공복에 한 컵 정도 마시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피부의 자외선 손상을 완화하는 효과가 보고되었습니다. 결국 “가공도 조심스럽게, 첨가물은 적게”가 핵심입니다. 

하루 권장량과 섭취 타이밍

리코펜의 권장 섭취량은 성인 기준 하루 10~15mg 정도입니다. 이는 중간 크기 토마토 2~3개, 혹은 토마토소스 100g 정도에 해당합니다.

섭취 타이밍은 식사 중 혹은 직후가 가장 좋습니다.
공복에 먹으면 위산 자극이 강해질 수 있고, 지용성인 리코펜은 반드시 식이 지방과 함께 먹어야 흡수가 원활합니다. 아침보다는 점심이나 저녁 식사와 함께 토마토를 곁들이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실제 식단에 적용하기

  1. 아침 샐러드:
    방울토마토에 아보카도, 올리브오일, 호두를 곁들인 샐러드는
    하루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항산화 에너지를 줍니다.
  2. 점심 파스타:
    토마토소스를 올리브오일에 직접 끓여 사용하면
    리코펜의 흡수율이 극대화됩니다.
  3. 저녁 토마토스프:
    익힌 토마토에 양파, 셀러리, 올리브오일을 더하면
    가벼우면서도 포만감 있는 식사로 완성됩니다.

Q&A

Q1. 토마토를 너무 많이 먹으면 좋은가요?
하루 5개 이상 장기간 섭취할 경우 위산 과다나 속쓰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위염 환자는 공복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방울토마토와 일반 토마토 어느 쪽이 좋나요?
영양학적으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방울토마토는 껍질 비율이 높아 식이섬유와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약간 더 많습니다.

Q3. 토마토즙, 케첩, 통조림 어떤 고르면 좋을까요?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은 무가당 토마토주스나 집에서 직접 조리한 소스입니다.
케첩은 간식용으로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론: 익을수록, 깊어지는 건강의

토마토의 붉은 빛은 단순한 색이 아닙니다.
태양의 에너지를 받아 리코펜으로 변한 결과이자, 식물의 생명력이 우리 몸으로 옮겨오는 통로입니다. 생으로 먹어도 좋지만, 익히고, 기름과 함께할 때 그 힘은 배가됩니다.

건강은 때로 단순한 선택에서 옵니다.
오늘 저녁의 파스타 한 접시, 그 안의 붉은 토마토소스가 몸속에서 천천히 일하는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익을수록 진해지는 색처럼, 우리의 혈관과 세포도 그 붉은 힘으로 조금씩 더 단단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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